고기 없는 비지밥 만들기
지난 주말 파주에 있는 두부 전문점에서 장단콩을 처음 먹어보고는 달달하니 너무 맛있어서 무료로 주는 비지를 3덩이3 덩이나 업어왔어요. 이걸로 뭘 해 먹으면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행복한 고민을 하다가 이번엔 비지밥을 한번 해봤습니다. 쌀과 비지만 있으면 되니까 새로 장볼 필요도 없답니다.
저는 쌀대신 찰보리와 병아리콩을 준비했습니다. 현미나 보리쌀은 불려서 써도 되는데 좀 번거로우니까 그냥 물을 많이 넣고 지어도 됩니다. 저는 따로 불리지않고 물을 조금 더 넣어서 짓는 편이에요. 그래도 촉촉하게 밥이 잘됩니다. 찰보리는 원산지마다 물먹는 정도가 달라서 구입한 쌀에 따라 물양 조절하면 되는데, 국산이 물을 많이 먹고 찰진 것 같아요. 화장실 잘 가는 정도도 수입은 국산은 못 따라가더라고요.
그리고 비지가 물을 많이 먹으니 평소에 넣는 양보다 물을 좀 더 넣으셔야 해요. 쌀은 비지 양과 동량으로 맞춰 준비했습니다.
쌀을 씻고,
저는 쿠팡에서 저렴하게 많이 구입해서 냉동실에 얼려둔 표고버섯이 있어서 추가했습니다. 비지찌개에 밥을 넣는다는 느낌으로 돼지고기를 볶아서 넣어도 되고, 시래기나 냉장고에 있는 자투리 채소 아무거나 추가해도 됩니다. 없으면 비지만 넣어도 맛있어요. 냉파 하기 딱 좋은 채소밥입니다. 현미모드로 밥을 지으면 구름처럼 몽글몽글 사랑스러운 비주얼로 땋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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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버섯을 넣고 현미모드로 밥을 짓습니다. |
비지밥은 촉촉하게 먹는 것이 맛있으니 물은 조금 많다 싶게 잡습니다. 먹어보니 생각보다 맛있어서 깜놀했네요. 장단콩 비지라서 그런가 뭐가 이렇게 부드럽고 달달한지.. 5 덩이 업어올 걸 그랬다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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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밥 |
비지는 두부를 만들고 남는 생비지, 생비지를 청국장이나 된장처럼 발효시킨 발효 비지, 그리고 대두를 맷돌이나 믹서기에 갈아서 그대로 섭취하는 콩비지의 3가지 종류가 있는데, 생비지는 식이섬유를, 발효 비지는 유산균을, 콩비지는 대두의 영양성분을 모두 섭취할 수 있습니다(대한가정학회지, 2004). 비지는 영양가가 없다는 인식과는 달리 실제로는 어떤 형태의 비지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영양 식품인 것이죠.
간단하고 맛있는 비법양념간장 만들기
저는 반찬하기 귀찮을 때 채소밥을 즐겨 해먹습니다. 만들기도 간단하고 자투리채소 냉파도 되고 간장에 비벼 먹기만 해도 맛있거든요. 물론 양념간장도 맛있어야겠죠?
비지밥과 잘 어울리는 비법양념간장은 조선간장 3, 물 3, 고춧가루 1, 들깨가루 1을 섞으면 뚝딱 완성됩니다. 대파, 마늘 양념을 넣지 않아도 기똥차게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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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간장 : 물 : 고춧가루 : 들깨가루 = 3 : 3 : 1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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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법양념간장 완성 |
비지밥에 양념간장을 넣고 비벼서 채소반찬하고 같이 한끼 해결했네요. 곱창김에 싸먹으니 진짜 꿀맛이었습니다. 찌개로 끓여 먹는 것보다 만들기도 쉽고 너무 맛있으니 꼭 한번 드셔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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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밥과 비법양념간장 |
비지무침
맨날 비지밥만 해먹을 수는 없으니 그냥 내 마음대로 비지는 물을 꼭 짜서 준비하고 조선간장, 소금, 깨소금, 후추 조금, 다진 마늘 넣어 조물조물 무쳐봤는데요, 짭조름하게 무치니까 밥반찬으로 괜찮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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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무침 |
비지는 물기를 제거하니까 좀 퍽퍽해서 육수를 좀 넣어서 무쳐봤더니 촉촉해서 술술 넘어가는 것이 훨씬 맛있었어요. 저는 데친 쑥갓과 함께 무쳤는데 미나리나 브로콜리 등 녹색채소와 무쳐도 궁합이 맞습니다. 추천~
그리고 돼지고기도 김치도 없는 비지찌개도 만들어 먹었어요. 이렇게 해도 맛이 날까 살짝 의심했지만...!
멸치 육수 진하게 내고 비지, 대파, 다진 마늘, 고춧가루, 홍고추 넣고 소금과 간장으로 간해서 끓여놓으니 매콤한 것이 내가 만들었지만 진짜 맛있더라고요. 고기와 김치가 안 들어가도 맛이 나네요. 차갑게 먹어도 맛있어서 간식으로도 먹고, 술안주로도 먹고...ㅎ 야무지게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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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없는 비지찌게 |
비지 전
비지에 팽이버섯 좀 썰어 넣고 부침가루 넣어 부쳐 비지전도 만들었어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져서 한 끼 맛있게 잘 먹었네요. 홍고추 조금 썰어 넣은 것이 매콤해서 맛의 포인트가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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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이버섯 비지 전 |
비지가 섬유질이 많아서 그런지 조금만 먹어도 엄청 든든해요. 식단 할 때에도 이만한 식재료가 없지요. 오늘은 비지요리 한번 만들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