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로 내 책 만드는 방법
독자보다 작가가 더 많은 시대입니다. 책을 쓰는 것은 더이상 유명한 작가들만의 영역이 아니라 이제 누구나 책을 쓰고 출판해서 판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글들이 좋은 글일 수는 없지만요. 하지만 써보니 쉽게 쓰여지는 글은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것을 쓸만한 외향적인 용기와 즉석에서 쓸 수 있는 상상력만 있다면.
창조력의 가장 큰 적은 자기불신이다."
-실비아 플라스(Sylvia Plath)
혼자 책을 만들려고 생각하면 이게 정말 가능한가 싶습니다. 우연히 기획출판 제의를 받아 책을 내는 행운을 잡은 소수를 제외하고 작가가 되고 싶은 대다수의 보통 사람이라면 뭐부터 해야할지 막막하지요. 그렇다면 일단 브런치부터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에 올려서 아무도 안보던 글을 브런치에 올렸더니 수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해주었어요. 저는 브런치에서 자신감을 조금은 얻을 수 있었습니다. 책을 만들려면 일단 글을 쓰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글은 워드나 한글에 쓰면 됩니다. A4 1.5~2장 이상의 분량씩 8개 챕터 분량의 글을 쓰면 50페이지 정도가 나오는데 이 정도면 단행본으로 독립출판할 수 있는 정도의 분량이 됩니다. 몇 챕터 추가하면 출판사에 투고할 수 있는 양이 되고요. 50페이지 미만이면 제본이 안되어서 종이책으로 만들 수가 없기도 하고 딱 50페이지에 맞추면 너무 얇아요. 처음에는 100페이지 정도를 목표로 쓰는 것이 적당한 것 같습니다.
독립출판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은 부크크(www.bookk.co.kr) 외에도 교보문고 퍼플도 있습니다. 교보문고에 책을 팔려면 출판사 등록과 사업자 등록을 해야해서 이건 다음 편에서 다뤄볼께요.
소장용으로 책을 만드는 것은 부크크에서 하면 됩니다. 부크크는 POD(Publish on demand; 맞춤형 소량출판)방식으로 주문과 동시에 제작되어 재고가 쌓일 염려도 없고 품절이나 절판될 일도 없습니다. 가장 오래되기도 했고 브런치와 연계할 수도 있어서 좋아요. 예비작가에게 딱 맞는 플랫폼이지요.
부크크에서 먼저 종이책 만들기를 해볼께요. 회원가입을 하고, 책 만들기 > 종이책을 클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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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크크에서 회원가입을 하고 책 만들기 > 종이책을 클릭합니다. |
1단계, 책 형태 선택 > 도서컬러는 내지 흑백 또는 컬러를 선택할 수 있는데, 내지 컬러인 경우 가격이 상승하고 인쇄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경우도 있으니 유의해서 선택합니다. 책 규격은 일반도서는 46판 또는 A5 중에 원하는 사이즈로 선택하고요.
표지 재질은 아르떼는 살짝 분홍빛이 도는 일반적인 흰색의 무광코팅, 스노우는 무광과 유광코팅으로 나눠집니다. 보통은 스노우 무광코팅을 많이 선택합니다. 무료표지는 책 날개를 지원하지 않으니 날개없음으로 선택합니다. 그리고 오른쪽에서 원고서식을 다운로드하세요.
원고서식파일을 압축풀고 보면 워드와 한글 중에서 선택하면 되는데, A5(국판) 또는 B6(46판) 중에서 선택합니다. 이 파일 형식에 내가 쓴 원고를 복사해서 붙여넣기하면 됩니다. 여백이나 간격 글자크기는 건드리지 말고요, 50페이지 분량이 안되면 행간을 늘리거나 줄바꾸기 등으로 서 맞추세요. Kopub서체는 한국출판인회의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서체인데 인쇄했을 때 자연스럽게 보이니 이걸 설치해서 적용하는 걸 추천합니다.
앞서 편집한 원고를 업로드합니다. 도서 제작 목적에서 ISBN 판매용의 ISBN(International Standard Book Number)은 국제표준도서 번호를 말하는데, 판매용으로 책을 출간할 때 신고를 하면 이 때 발급받는 번호입니다. 1인 독립출판으로 교보문고나 서점에 팔려면 관할시군구청에서 출판사 등록을 신청하고, 한국문헌번호센터 홈페이지에서 ISBN을 발급받아야 합니다. 단, '일반 판매용'으로 선택하는 경우 부크크에서 ISBN 등록을 무료로 대행해주고 부크크 서점에서만 판매가능해요. 저는 디자인과 원고를 좀 더 손봐서 판매할 예정이라 이번에는 소장용으로 선택했습니다.
3단계, 마음에 드는 표지 다지인을 선택하고요. 무료 탬플릿 또는 직접 편집한 표지 디자인 이미지, 구입한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서점에 팔려면 무료표지는 제약이 있어서 표지 디자인을 직접 디자인해서 업로드하거나 작가서비스에서 구입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는 것은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이예요. 직접 디자인하는 것은 Adobe 인디자인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다음 편에서 다뤄볼께요.
제목이 길면 미리보기에서 좀 깨져보이는데 인쇄할 때는 정상적으로 출력되니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뒷면 글귀는 책의 내용을 맛보기로 알 수 있는 글을 넣어도 되고 안 넣아도 상관없습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클릭하면 무료표지 선택 안내가 나오는데요, 확인 누르고요.
6단계에서 책 정보를 최종 확인하고, 도서 제출을 누르면 끝입니다. : )
제출된 도서는 부크크 원고검수팀에서 하나하나 검수한 후 메일로 수정할 사항을 알려주고 확인되면 도서승인을 해주고 내지 시안과 표지 시안을 pdf 파일로 보내줍니다. 부크크 홈페이지에서 도서관리 > 소장용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요. 소장용이기 때문에 부크크 서점에서 판매되는 것은 아니고요. 저자구매가로 나만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한줄 한줄 써내려가는 과정은 고통스러웠지만 써내고 책의 형태로 나오니 혼자 코끝 찡해하며 감동했습니다. 글쓰기도 명상하는 것처럼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다독이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나를 위한 글이 누군가에게도 위로가 된다면 그것은 더 큰 기쁨이겠죠. : )